전체326 최지웅「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2019) 꼭 한 번 읽어보라는 복둘의 추천에 망설임 없이 책을 구해 읽기 시작했다. 제목을 봐서는 딱히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았는데, 웬 걸 티비 드라마보듯 푹 빠져 읽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국제정세의 한 축을 이해하게 되었다. 중동지역에서 왜 분쟁이 끊이질 않는지, 미국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간 갈등의 기원은 무엇인지 지금껏 진지한 의문을 품지 않은 채 그저 막연히 종교, 민족 간 갈등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중동전쟁, 오일쇼크, 세계화와 자유무역, 9.11테러, 금융위기까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이 석유와 어떤 연관성을 갖고 일어났는지 책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구글 지도로 유럽과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을 펼쳐놓고 책을 읽는다면 지리적 위치에 따른 나라들의 전략적 가치를 절로 판단하는.. 2022. 8. 25. 신진욱「그런 세대는 없다」(2022) 몇 해 전 '신진욱' 교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신문 칼럼에서 몇 차례 그의 글을 읽고 나서부터다. 그는 우리가 외면하는 사회문제를 공론장으로 끌고 와, 이것이 우리가 잊지 말고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임을 환기시킨다. 각종 통계와 연구를 분석하고 사실적 논거를 들어 뿌리 없이 부유하는 담론들에서 진실과 거짓을 추출해낸다. 그의 날카로운 현실 진단은 성실한 연구 작업과 성찰의 결과물인 듯하다. 「그런 세대는 없다」 최근 넘쳐나는 '청년' 담론은 누구에 의해 발화되고, 어떤 필요에 따라 소비되어 왔는가? 기득권 기성세대 vs 희생자 청년세대의 대립 구도는 실제로 그러한가? '부모보다 자식이 가난해지는 최초의 시대'라는 명제에 무비판적으로 고개를 끄덕여 온 나의 고정관념을 이 책은 단번에 깨뜨린다. 청.. 2022. 8. 13. 냉정과 열정사이 며칠간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 냉정이 주를 이룬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답답해서였을까? 오해로 날려버린 세월이 안타까워서였을까? 영화 속 ‘냉정’은 차가움도 침착함도 아니다. 사랑하고 사랑받기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지닌 두려움과 자기방어의 표현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겹게 나누는 열정의 다른 얼굴이다. 정작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에 묻어둔 채 애꿎은 사랑으로 연명하는 두 사람에겐 솔직한 자기 마음을 내보이는 일이 그렇게 힘들었을까? 긴 세월, 두오모에서의 약속을 기다려서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다니. 자기 욕구 다룰 줄 모르고, 상대에게 솔직하지 못하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상처를 마주할 용기가 없는 그들, 지고지순한 자기 사랑에 매몰되어 자신을 사랑하는 다른 이들에겐 무심하고 무례했던 두 사람. 약속을 빌어.. 2022. 8. 10. 박완서,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지난 달 식구들과 캠핑 가던 날 아침, 가볍게 읽을 책이 뭐 있을까 책장을 훑어보다 꺼내든 책이다. 어수선한 일들에 마음 정돈하고 책을 읽어본 지가 오래돼서인가 눈은 글씨를 곧잘 따라가도 마음은 금세 책장 밖으로 이탈하곤 한다. 내용 하나 어려울 것 없는 수필인데 처음엔 여느 장르보다 읽기 어려웠다. 8년 정치를 하며 줄어든 것은 평범한 일상일까? 가족, 이웃, 친구와 살아가는 이야기로 시간 아까운 줄 모르고 정다운 수다를 떠는 일이 왠지 어색하다. 그런 시간이면 다른 일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매 순간 가성비를 따지는 팍팍한 인간이 되어버린 것 같다. 보다 말다를 반복하기 3주째 드디어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시간이 갈수록 읽는 일도 쉬워진다. 이 책은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저서다.. 2022. 8. 6. 김대중 자서전 1년간 붙잡고 진도를 못 나가던 을 이제야 다 읽었다. 1・2권 합하여 1,300여 쪽 분량에, 1924년부터 2009년까지 80여년 인생이 오롯이 담긴 개인의 이야기이자, 한국 근대사가 녹아있는 역사책이다. 그는 수차례 죽음의 고비를 맞으면서도 민주주의를 위한 삶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을 음해하고 해치는 사람들에게도 용서와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았다(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임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목표한 정책들을 성실히 추진해나갔다. 뼈아픈 실책도 있었지만 그가 이룬 업적이 적지 않다. 기초생활보장제도・건강보험・중학교 의무교육 등 복지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의 확립과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된 정보화 정책, IMF 위기 극복을 위한 세일즈 외교.. 2022. 7. 24. 단절 또는 전환에는 의식이 필요한 법 '여행'을 권하는 누군가의 제안에 제일 먼저 떠오른 곳은 산티아고였다. 언젠가 한 번은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그 곳, 지난 8년을 되돌아보고 중간 정리하기에도 좋은 장소였지만 800km 되는 길을 준비 없이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산티아고는 후일로 미루고 대신 제주도행 티켓을 끊었다. 훈련하는 셈 치고 제주올레 100km만 걷고 오자! 숙소 예약도 하지 않고 비행기에 몸부터 실었다. 공항에 내리니 동서남북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다. 복둘이 추천한 숙소는 이미 예약이 다 찬 상태였다. 제주 사는 친구가 있어 전화를 걸었다. 그를 당장 만날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그가 사는 동네 방향으로 여정을 잡아야지, 시간이 허락된다면 30년 넘게 만나지 못했던 그 친구와 차 한 잔 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뿐이었.. 2022. 7. 9. 걸어온 이야기 저는 시민단체, 지역활동가 출신의 민주당 의원입니다. 2014년 무소속으로 과천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11명 중 3등으로 당선되어 의원이 되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입당을 제안받고 비례대표 시의원으로 출마·당선되어 재선의원이 되었습니다. 첫 선거에서 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의원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10여년 지역활동을 하며 관계맺은 수많은 이웃과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도움, 지지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한 1991년은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시기였습니다. ‘해체민자당, 타도노태우’ 구호를 내걸고 연일 시위가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강경대 열사의 죽음은 분신정국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김영삼 문민정부의 탄생 직전, 80년대 민주화항쟁의 끄트머리에서 그렇게 맛본 사회부조리는 앞선 세.. 2022. 5. 24. 공보물이 나왔습니다 2022. 5. 19. 명함이 나왔습니다 지인들에게 소개가 필요할 때 다운받아 건네주세요~. 2022. 5. 2. 이전 1 2 3 4 5 6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