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붙잡고 진도를 못 나가던 <김대중 자서전>을 이제야 다 읽었다.
1・2권 합하여 1,300여 쪽 분량에, 1924년부터 2009년까지 80여년 인생이 오롯이 담긴 개인의 이야기이자, 한국 근대사가 녹아있는 역사책이다.
그는 수차례 죽음의 고비를 맞으면서도 민주주의를 위한 삶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을 음해하고 해치는 사람들에게도 용서와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았다(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임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목표한 정책들을 성실히 추진해나갔다.
뼈아픈 실책도 있었지만 그가 이룬 업적이 적지 않다. 기초생활보장제도・건강보험・중학교 의무교육 등 복지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의 확립과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된 정보화 정책, IMF 위기 극복을 위한 세일즈 외교,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주주의・인권의 수호,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을 비롯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노력 등 각 분야마다 그에게는 철학과 구체적인 목표, 원칙이 있었다. 일흔이 넘어서야 대통령이 된 것이 안타까울 만큼 그는 준비된 정치인이었다.
근현대사를 통틀어 김대중 대통령만큼 진실 되고 역사 앞에 헌신적인 정치인이 또 있을까?
읽는 내내 큰 감동과 배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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