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4년 2월 5일 <경기개발연구원 사회경제센터>가 주최한 '지역 공동체활동의 성과와 방향' 토론회에서 발표한 발제문입니다.
과천지역 공동체 활동의 성과와 발전방안
제갈임주(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
1. 과천시 지역의 특성
□ 도시‧환경적 특성
○ 서울의 위성도시
과천은 1970년대 후반, 서울로 집중되는 인구를 분산하고 도시 과밀화에 따른 교통‧주택란, 문화시설 부족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도권 관리정책의 일환으로 건설된 계획도시다.
과천 시민의 시‧군내 통근통학비중은 30.8%로 경기도 평균(59.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며, 서울 통근률은 44.9%로 높게 나타났다. 소득원도 지역 내에서는 19.8%에 불과한 반면, 서울에서 55.6%를 의존하고 있다
○ 행정도시
정부종합청사를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경마공원, 국군 기무사 사령부와 국립과학관 등 각종 국가관련 시설이 위치해 있다.
최근 청사이전으로 인한 도시 공동화 우려, 상권 위축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 친환경 전원도시
개발제한구역이 과천시 전체 면적의 89.6%를 차지
관악산과 청계산에 둘러싸여 있고, 서울대공원을 포함한 공원 면적이 전체 면적의 28.4%에 해당한다.
저층 아파트와 풍부한 녹지, 가로수로 인해 쾌적한 전원도시의 이미지를 갖추었다.
□ 인구 특성
2013년 3월 31일 현재 25,332세대, 70,858명의 인구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세 번째로 작은 규모를 지녔다.
○ 인구의 노령화 진행
과천 3단지와 11단지의 재건축이 시작된 2004년 이후 30대 젊은 층과 10세 이하 어린 자녀세대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이며,이는 소형 평수에 살았던 젊은 세대가 재건축 이후 상승한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과천을 떠났음을 의미한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40대 이상 중산층 가정의 유입과 60대 이상의 꾸준한 증가로 인구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
○ 높은 학력과 소득수준
경기도 시‧군 중 가장 높은 소득수준과 대졸자, 전문직 비율을 보인다(※과천시 월평균 소득액은 4,246천원으로 용인 3,783천원, 의왕 3,682천원보다 높음. 직업 중 관리자‧전문가의 비중은 44.3%).
경기도 15세 이상 인구 중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인구의 비율이 18%인 것을 감안할 때, 과천의 전업주부 비율은 그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적 여유, 높은 시민의식과 여성의 사회참여는 지역 내 풀뿌리운동의 활성화에 기여했다.
□ 사회문화적 특성
○ 주변 시세에 비해 높은 집값과 열악한 주거환경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녹지와 유흥가가 없는 쾌적한 환경, 편리한 교통, 넉넉한 자치단체의 재정 등으로 전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손꼽히고 있다.
○ 미술관‧과학관‧도서관 등 교육‧문화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저렴한 비용에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향유할 수 있는 등 도시생활 만족도에서 주택문제와 생활물가 분야를 제외한 거의 전 분야(사회복지, 안전, 환경, 주거환경, 문화체육행사 및 시설, 교통편의)에 걸쳐 경기도 31개 시‧군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 과천시 비영리민간단체 현황
아래 표는 과천시 소재 비영리민간단체 현황으로, 2012년 12월말 기준 24개의 단체가 경기도에 등록되어 있다. 아래 표에 열거된 단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분야별(보훈, 복지, 봉사, 상공, 여성, 환경) 단체가 있지만 모든 단체를 다루기에 어려움이 있어 아래 표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우측의 ‘시 지원액’은 과천시가 공개한 2012년 민간이전경비(민간경상보조‧민간행사보조‧민간자본보조‧사회단체보조금) 결산내역과 예산서를 참조해 기재하였다.
정부 또는 시의 지원을 받지 않는 단체들은 대개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 프로포절 사업비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어 운영의 자율성을 가진 반면 열악한 재정구조의 한계를 지닌다.
인건비나 운영비 등 시의 지원 없이 운영되는 그 밖의 민간단체로는 중앙단체의 지부 형태를 띠는 과천동화읽는어른모임(어린이도서연구회 과천지부)‧과천한살림‧과천에코생협과 관내 공동육아와 대안학교의 연대체인 과천남서울교육문화연대, 과천품앗이, 과천시민모임, 청계초‧관문초 학부모 볼런티어 등이 있다.
순 |
단체명 |
주요활동 |
등록일 |
시 지원액 (2012민간이전경비 결산액 기준) |
1 |
과천문화원 |
지역문화의 계발 연구조사 및 사회교육 |
2006.03.21 |
467,370,000 |
2 |
새마을운동과천시지회 |
새마을운동 등 |
2000.06.19 |
276,653,000 |
3 |
과천시민속보존회 |
우수전통민속놀이 보존사업등 |
2000.08.28 |
70,000,000 |
4 |
대한노인회 과천지회 |
노인사회봉사활동등 |
2000.05.19 |
62,000,000 |
5 |
바르게살기운동 과천시협의회 |
지역사회봉사활동 |
2000.06.01 |
44,850,000 |
6 |
과천시 여성단체협의회 |
교육사업 등 정관 제4조에서 정한 사업 |
2007.02.27 |
*35,000,000 |
7 |
푸른내일을 여는 여성들 |
녹색가게운영,자원봉사활동등 |
2000.08.28 |
27,764,000 |
8 |
과천시 해병대전우회 |
야간방범순찰등 |
2001.03.19 |
22,675,000 |
9 |
과천호스피스회 |
말기 암환자 봉사활동 |
2004.05.15 |
*15,000,000 |
10 |
과천무용단 |
지역행사공연 및 시설 등 위문공연 |
2005.09.12 |
5,000,000 |
11 |
과천가족봉사단 |
소외노인돕기(독거노인,양로시설위원 등) |
2006.02.27 |
**- |
12 |
한국예절원 |
시민예의생활 실천 및 지역사회 봉사 |
2011.10.31 |
0 |
13 |
과천환경운동연합 |
지역환경보전활동등 |
2000.05.13 |
0 |
14 |
학교평화만들기 |
학교폭력 근절사업 |
2003.03.20 |
0 |
15 |
과천품앗이 |
자원봉사 나눔사업 |
2003.03.25 |
0 |
16 |
맑은내 사람들 |
저소득층아동을위한 "맑은내방과후학교"운영 |
2005.05.16 |
0 |
17 |
무지개교육마을 |
교육문화운동, 지역공동체 운동 |
2007.07.03 |
0 |
18 |
과천자유학교 |
배움의 공동체 확대를 위한 청소년교육활동지원 및 지역주민봉사 |
2007.09.18 |
0 |
19 |
맑은샘교육연구회 |
어린이가 제 삶의 주인으로 자라고, 자연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며, 앞날을 열어가도록 돕고 실천하는 맑은샘 교육위원회 정신에 입각한 교육사업을 전개한다 |
2009.09.09 |
0 |
20 |
밝은세상운동본부 |
저소득층 무료 검안 및 안경제조․기증 |
2011.10.20 |
0 |
21 |
과천청소년합창단 |
자선음악회,청소년열린음악회 |
2000.06.12 |
0 |
22 |
경기지역한자교육연구회 |
한자교육 |
2000.08.29 |
0 |
23 |
과천여성연대 |
여성복지사업등 |
2001.03.31 |
0 |
24 |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 과천지부 |
예절교육 실천운동,도의선양및 국민풍속순화 등 |
2007.03.06 |
0 |
*예산서 참고. 민간이전경비(민간경상‧행사‧자본보조, 사회단체보조금)외 다른 항목으로 지원 **가족봉사단: 과천시종합자원봉사센터 산하단체 |
이어지는 장에서는 지역의 공동체 활동을 하며 운영비 등 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주민들의 자생적인 조직을 주 대상으로 하여 기술하겠다.
3. 과천시 공동체 활동의 특성
○ 생활의제 중심의 활동
1990년대 초반은 과천의 시민운동이 태동한 시기로 과천여중 폐교 반대, 송전탑 건설 반대, 서울랜드 눈썰매장 건설 반대, 쓰레기소각장 규모 축소, 공명선거감시단 활동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대응방식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한편 이 시기는 지방자치제의 부활과 맞물려 시민자치의 싹이 피어나던 때로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생활의제가 활동의 소재로 부상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첫 사례는 ‘1991년의 탁아소 건립 청원운동’이었다. 당시 과천 시민의 상당수가 젊은 맞벌이 부부였음에도 공공 보육시설이나 유치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그들에게 아이의 보육비용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런 상황에서 <과천시민모임>의 여성분과가 주도하여 시 차원에서 탁아소를 만들어달라는 청원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구세군어린이집과 동마다 시립어린이집이 들어섰다. 이는 지방자치법에 의한 전국 최초의 청원사례로 기록되었다.
이후로도 전국적으로 쟁점이 되는 사회적 이슈(issue)보다는 교육, 환경, 먹을거리 등 지역의 생활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대안을 만들어내는 활동들이 많이 이루어졌다.
○ 개인들의 네트워크로 이뤄지는 활동
시민사회단체 간의 연대, 소수 명망가 중심의 활동보다는 자유로운 개인의 네트워크 방식으로 활동이 전개되었다.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00협의체, 00연대회의 형식은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기가 쉽고 대표자 중심의 회의체계는 실행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졌기에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선택한 나름의 방식이었다. 주제와 방식에 따라 관심 있는 개인이 헤쳐모이는 활동형태는 사람들의 참여의 문턱을 낮추었고 의사결정의 민주성과 창의성, 활력을 불어넣었다.
예컨대, 2004년 맑은내 공부방 설립과 같이 사람들의 광범위한 호응을 얻는 의제와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현수막걸기 등 기발하고 창의적인 방식의 활동은 사람들로부터 예상외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 여성이 주체가 되는 활동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산층 가정과 고학력 여성의 높은 비율은 여성들의 지역사회 참여를 활성화하는 한 요인이 되었다. 여성들은 생협, 환경, 먹거리, 보육과 교육 등 살림‧육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영역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했다.
1993년 말, 인구에 걸맞지 않게 큰 규모의 소각장 건설 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8단지 아파트 주부들이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실천하자는 목표로 만든 <환경사랑실천모임> 회원들은 쓰레기통을 뒤져 직접 실측한 자료를 쓰레기소각장 관련 공청회에서 발표하고 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예산안 통과를 막아 200t 규모의 소각장을 80t으로 축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주부들이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전문가보다도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었던 이 과정은 여성이 지역 시민활동의 주체로 서는 선례를 보여주었다.
활동의 형태로는 기자회견, 집회 등 시민단체가 해 왔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주민을 직접 만나 설명하고 회원을 모집하고 서명을 받는 등 발로 뛰는 활동방식을 취했다. 한 예로, 1999년 불거진 수돗물 불소화 반대운동은 그야말로 시민운동이 풀뿌리운동으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이었다. 주축이 된 <한살림>의 회원들은 부녀회, 학교운영위원회 등 작은 모임이라도 항상 달려가 불소의 위험성을 알렸고 3년을 활동한 결과 2003년 7월에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멈출 수 있었다.
○ 취약한 재정으로 인한 지속적 활동의 어려움
적은 도시 규모로 인해 상근자 한 명을 두기도 어려운 재정구조와 높은 임차료는 소규모의 조직이 지속적으로 생존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대부분의 활동가는 급여를 받지 않거나 아주 적은 수준의 수당만을 받기 때문에 활동이 시작된 후 3년~5년이 지나고 활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활동을 이어온 조직이라 할지라도, 관 주도로 비슷한 영역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수년간 개척해온 시민들의 자생적 활동은 단시간에 설 자리를 잃는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해 오던 학생들 대상의 생태체험활동이 <기후변화교육센터>의 프로그램에 밀려 없어지는가 하면, 생협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먹거리 교육도 강사들이 수당을 받을 수 있는 관으로 몰려 정작 생협에서는 강사를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아이들과 호흡을 맞춰 학교 연극수업을 꾸준히 해 왔던 주부들의 연극 동아리가 거액의 예산이 들어가는 ‘학교예술문화교육사업’으로 인해 학교로부터 일방적 해지 통보를 받았던 사례도 있다.
4. 과천시 공동체 활동의 성과
○ 참여자 개인의 성장과 자아실현
개인 또는 공동의 욕구에서 출발한 시민들의 풀뿌리 활동은 나와 다른 이웃과의 교류, 문제해결을 위한 학습의 과정을 통하여 참여자 개인의 자아를 성장시킨다.
우리 집 밥상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시작한 생협의 활동이 식품안전 강사의 길을 열어주거나 마을신문 기자로 참여하면서 시정에 관한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러한 자아의 발견과 성장은 활동의 만족도를 높이고 보람을 줄 뿐만 아니라 제2의 직업으로 연결되는 가능성도 열어준다.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진 사회적경제의 바람을 타고 과천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일고 있다. 그동안 비영리 시민운동 영역에서 활동한 이들이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경제적 자립과 지속가능한 형태의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나’에서 ‘우리’로 확대되는 관심
대안교육의 메카라 불릴 정도로 과천에는 부모협동조합의 공동육아와 대안학교가 모여 있다. 내 아이를 경쟁사회로 내몰지 않고 자유롭게 키우려는 공동육아와 대안학교의 부모들은 지역 아이들의 문제에도 관심을 놓지 않는다. 한 대안학교에서는 지역사회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기금으로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적립한다.
실제로,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2001년의 보육조례개정운동이나 2004년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설립, 2010년 과천동 비닐하우스 동네에 어린이도서관을 만들 때에도 공동육아와 대안학교 구성원들이 가장 높은 열의와 지원의 손길을 내주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어린이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임인 <과천동화읽는어른모임>의 회원들이 초등학교에서 매주 책 읽어주기 활동을 하고 학교 도서관 자원 활동을 책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의 사례로, 이처럼 시민활동의 관심과 영역은 ‘나’에서 ‘우리’로 확대되는 과정을 밟는다.
○ 지역사회의 변화와 공동체 형성에 기여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은 공공성을 지향하고 공익에 부합하는 특성을 가진다.
몇몇 학교에서 10년 이상 지속된 학부모들의 학교운영위원회의 적극적 참여로 학교 안의 부정적인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촌지 관행이 없어졌고, 협동과 공동체 정신을 기르도록 운동회의 종목이 바뀌었으며, 급식업체 견학과 매일아침 식재료 검수로 아이들은 안전하고 맛있는 급식을 먹게 되었다. 수학여행과 졸업앨범 업체 선정과정도 투명해지고 그에 따라 가격은 저렴해졌다.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화되는 시기에, 주민들의 공동체 활동은 다양한 계층 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주민 사이의 어울림을 증대시킨다. 소득의 격차, 장애와 비장애, 도심과 외곽의 주민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교류는 사회통합에 기여를 한다. 돈이 없어도 자신의 품으로 필요한 물건을 얻을 수 있는 곳, 바이올린을 가르치든 집안일을 하든 노동의 가치를 똑같이 매기는 <과천품앗이>의 정신도 사회통합의 가치를 실현하는 주민들의 실천이다. 동네에서 일어났던 한 아이의 자살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였던 어른들은 2004년부터 줄곧 평화교육과 갈등해결 등 시민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동네를 물려주려는 이웃들의 노력은 지역사회를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변화시키며 오늘도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 정책과 행정의 견인차 역할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주민의 노력은 필요한 정책을 이끌어내고 행정의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
지방자치법 최초의 청원 사례로 기록된 ‘탁아소건립 청원 운동(1991)’, 수돗물 불소화(1994)와 수돗물 불소화 중단(2003)을 이끌어낸 시민들의 운동, 주민발의로 제정된 ‘보육조례’ 개정운동(2001), 문원초 인조잔디 반대 운동(2008), 환경단체와 장애인단체의 참여로 각각 만들어진 친환경상품구매촉진조례(2008년)와 장애인편의시설사전점검조례(2009년), 의회 방청을 한 주부들의 탄원으로 CCTV설치예산을 삭감한 일(2010) 등 많은 사례들이 동네의 역사로 쌓여오고 있다.
○ 전국적인 모범사례 창출
과천 시민들의 공동체 활동은 과천 외부에 더 잘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전국 최초’를 기록한 활동들이 다수 있고, 경직되지 않은 생활인들이 벌이는 활동이 신선함을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대표적 예로,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과천 녹색가게는 1단지 주부들이 과천시청의 재활용수거트럭을 타고 다니며 폐휴지를 갖고 오는 주민들에게 친환경 재생비누를 나눠준 것이 활동의 시작이었다. 20년간 중앙공원에서 매월 알뜰장터를 운영해 과천의 문화로 자리잡게 했는가 하면 IMF와 같이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의 생활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었다. 전국 녹색가게의 효시가 되었고, 아름다운 가게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 운영기술을 모두 전수해주기도 했다. 환경을 살리기 위한 지역에서의 실천이 전국으로의 파급력을 가지는 것을 보면서 “Think globally, Act locally(사고는 세계적으로, 실천은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의 정신을 잘 실천하는 이들이 바로 과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5. 과천시 공동체 활동의 발전방안
○ 공동체 활동의 현황과 과제를 위한 조사
과천시 공동체 활동을 지역에 보탬이 되는 자원으로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의 활동의 동기, 현황, 보람과 장애요인, 필요한 지원 등에 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주민의 자발적 모임을 뒷받침
주민의 공동체 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자발적 소모임을 뒷받침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 중 중요한 한 가지는 모임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공공시설을 주민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현재 시민회관과 장애인복지관, 과천문화원과 경기소리전수관은 인터넷으로 대관신청이 가능하고 현황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반면, 주민자치센터를 비롯해 많은 공공시설은 주민에게 개방되지 않거나 대관절차가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 주민의 접근성을 높인 투명한 대여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다양한 활동과 단체 간의 네트워크를 지원해 구성원들이 서로 교류하고 새로운 정보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다.
○ 주민의 공익 활동을 공공서비스화하는 방안을 모색
행정의 일자리 사업과 동네에서 주민이 벌이는 공익적 활동의 연계 방안을 모색한다.
일방적인 정책 수립과 예산 지원은 오히려 기존의 주민 활동을 고사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주민과의 소통 속에 정책을 수립한다.
○ 사회적 인정 및 보상 등 지원체계 마련
활동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보상으로는 경제적 보상 외에도 사회적 인정과 교육의 기회 제공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 사무회계, 정산, 컴퓨터 활용 등 업무에 필요한 실무 교육
- 워크숍‧견학‧연수 등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
- 위원회, 협의회, 조례연구모임 등 행정과 공공의 의사결정과정에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등
○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 지원
- 상인연합회의 상가마일리지 제도
- 품앗이의 거래내역을 관리하고, 지역 내 여러 화폐를 통합하는 운영 시스템의 지원
○ 활동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도록 하는 기획
현재 공동체 활동의 주축이 되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30-40대로 점점 그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학생과 젊은 층이 시민들의 공동체 활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나 교육 등 세대 간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이 필요하겠다.
<참고문헌>
이정수(2013). 『풀뿌리 단체의 여성참여 활성화 방안』.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석사논문
송준규(2012). 『부모됨․이웃됨․시민됨-과천시 풀뿌리 시민운동의 형성과 도전』.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 석사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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