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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지난 달 식구들과 캠핑 가던 날 아침, 가볍게 읽을 책이 뭐 있을까 책장을 훑어보다 꺼내든 책이다. 어수선한 일들에 마음 정돈하고 책을 읽어본 지가 오래돼서인가 눈은 글씨를 곧잘 따라가도 마음은 금세 책장 밖으로 이탈하곤 한다. 내용 하나 어려울 것 없는 수필인데 처음엔 여느 장르보다 읽기 어려웠다. 8년 정치를 하며 줄어든 것은 평범한 일상일까? 가족, 이웃, 친구와 살아가는 이야기로 시간 아까운 줄 모르고 정다운 수다를 떠는 일이 왠지 어색하다. 그런 시간이면 다른 일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매 순간 가성비를 따지는 팍팍한 인간이 되어버린 것 같다. 보다 말다를 반복하기 3주째 드디어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시간이 갈수록 읽는 일도 쉬워진다. 이 책은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저서다.. 2022. 8. 6.
김대중 자서전 1년간 붙잡고 진도를 못 나가던 을 이제야 다 읽었다. 1・2권 합하여 1,300여 쪽 분량에, 1924년부터 2009년까지 80여년 인생이 오롯이 담긴 개인의 이야기이자, 한국 근대사가 녹아있는 역사책이다. 그는 수차례 죽음의 고비를 맞으면서도 민주주의를 위한 삶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을 음해하고 해치는 사람들에게도 용서와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았다(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임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목표한 정책들을 성실히 추진해나갔다. 뼈아픈 실책도 있었지만 그가 이룬 업적이 적지 않다. 기초생활보장제도・건강보험・중학교 의무교육 등 복지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의 확립과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된 정보화 정책, IMF 위기 극복을 위한 세일즈 외교.. 2022. 7. 24.
단절 또는 전환에는 의식이 필요한 법 '여행'을 권하는 누군가의 제안에 제일 먼저 떠오른 곳은 산티아고였다. 언젠가 한 번은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그 곳, 지난 8년을 되돌아보고 중간 정리하기에도 좋은 장소였지만 800km 되는 길을 준비 없이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산티아고는 후일로 미루고 대신 제주도행 티켓을 끊었다. 훈련하는 셈 치고 제주올레 100km만 걷고 오자! 숙소 예약도 하지 않고 비행기에 몸부터 실었다. 공항에 내리니 동서남북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다. 복둘이 추천한 숙소는 이미 예약이 다 찬 상태였다. 제주 사는 친구가 있어 전화를 걸었다. 그를 당장 만날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그가 사는 동네 방향으로 여정을 잡아야지, 시간이 허락된다면 30년 넘게 만나지 못했던 그 친구와 차 한 잔 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뿐이었.. 2022. 7. 9.
걸어온 이야기 저는 시민단체, 지역활동가 출신의 민주당 의원입니다. 2014년 무소속으로 과천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11명 중 3등으로 당선되어 의원이 되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입당을 제안받고 비례대표 시의원으로 출마·당선되어 재선의원이 되었습니다. 첫 선거에서 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의원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10여년 지역활동을 하며 관계맺은 수많은 이웃과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도움, 지지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한 1991년은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시기였습니다. ‘해체민자당, 타도노태우’ 구호를 내걸고 연일 시위가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강경대 열사의 죽음은 분신정국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김영삼 문민정부의 탄생 직전, 80년대 민주화항쟁의 끄트머리에서 그렇게 맛본 사회부조리는 앞선 세.. 2022. 5. 24.
공보물이 나왔습니다 2022. 5. 19.
명함이 나왔습니다 지인들에게 소개가 필요할 때 다운받아 건네주세요~. 2022. 5. 2.
시의원 나선거구 1-나번으로 출마합니다! 안녕하세요. 제갈임주입니다. 오래도록 기다렸던 공천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의원 나선거구(갈현·부림·문원동) 1-나번으로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5일, 저는 당 공천 면접에서 “제게 나번을 주신다면 과천시장과 도의원의 당선, 그리고 의회 다수의석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공천 결과를 얻었습니다. 무척이나 춥던 겨울을 지나 봄꽃 피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대선판 고생을 함께 한 저의 동료 모두가 공천의 같은 결과를 얻은 것이 아니기에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 마음의 빚 가슴에 담고 더욱 겸손하게 선거에 임하겠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 쉽지 않은 번호지만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022. 5. 1.
[페이스북] 의장불신임 재판 승소 보고 지난 27일, 의장불신임 의결취소 청구 재판에서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저를 불신임한 의결과 그에 따른 새 의장선출 의결이 모두 위법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의장으로 복귀했습니다. 이번 재판부의 결정은 제게 특별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법원이 직권으로 두 의결의 ‘효력정지 결정’까지 함께 내려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상대방이 항소하더라도 그 판결까지 의장직이 유지되도록 한 것인데, 억울한 상황을 다시 겪지 않도록 한 배려가 느껴져 너무 감사했습니다. 새해가 언제 오나, 날마다 손꼽으며 기다렸습니다. 새날이 오면 다시는 헛된 싸움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정치는 누군가를 끌어내리기 위함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작은 것 하나라도 만드는 일에 사용해야 한다는, 뒤늦은 후회와 깨달음이.. 2022. 2. 1.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께 언제나 저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시는 당원 여러분께 이 글을 올립니다. 지난 이틀 많이 울었습니다. 의장불신임 이후 8개월간 아무리 심한 수모를 당해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어제 그젠 그만 참지 못했습니다. 재판 승소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분들이 축하와 응원의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마음고생 많았다고. 정의가 승리한 것 같아 힘이 난다고. 눈가가 촉촉해져 마치 제 일처럼 기뻐해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감사해서, 행복해서 저도 울었습니다. 그 분들의 중심에는 바로 당원들이 계셨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렇게 기뻐하는 분들에게 차마 의장을 사임하겠다고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고민한 일이었지만 막상 하지 말라 하시면 제 마음이 흔들릴 것도 같았습니다. 제 힘으로 된 의장이 아님을 알면서도.. 2022.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