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人88 2014. 8. 27. 청년에게 고함 인간은 일반적으로 제도보다 선하다. 아나키즘은 단순히 국가를 부정하는 무정부주의가 아니라, 모든 형태의 강제적인 폭력에 맞서는 반강권주의다. 어떤 이상적인 설계도를 놓고 혁명을 추구하는 것은 자율적인 활동보다 이론에, 현실보다 환상에 의존하도록 하기에 크로포트킨은 투쟁하는 민중이 스스로 구성하는 질서를 지지했다. 아나키즘은 어떤 완전하고 완벽한 질서가 아니라 다양한 질서를 만들려는 실천이다. - 「청년에게 고함」 중에서 - 2020. 2. 29. 2013. 12. 15. 넘어섬 한때 나를 구원했던 것이 나를 억압하는 시기가 온다. 이것은 나의 성장 때문일수도 있고 대상의 변질이나 상실 때문일수도 있다. 어쨌든 나는 그것들과 헤어지거나 최소한 거리를 두어야 생존할 수 있다. - 2013.12.14 한겨레 /정희진의 어떤 메모 중 2020. 2. 29. 집의 시간들 * 울 동네-잠시 옆 동네로 이사가신(I hope so)- 이OO님 이름을 엔딩크레딧에서 직접 보려고 점심시간 짬을 내어 이수역 아트나인에 다녀왔다. 영화제목은 , 둔촌주공아파트가 재건축으로 철거되기 전까지 살고 있던 사람과 살았던 사람들을 인터뷰한 다큐물이다. 영화 속 대사를 빌자면 (집에 대해) ‘그렇게 막 욕심을 내고 살고 싶지는 않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사라지는 동네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다. 낡고 춥지만 집이 얼마나 편안함을 주었는지, 가만히 누워 듣는 새소리와 창밖의 나무, 햇빛에서 얼마나 큰 위로를 얻었는지. 마치 부모가 자식 자랑하듯 끝없이 늘어놓는 집의 예찬에 잠시 유난스러움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지만 이들이 결국 말하고 싶은 것, 붙잡고 싶은 것은 흘러가는 시간, 사라지는 공간, 삶의 소중.. 2018. 11. 6. 정책배틀, 개헌 VS 선거제도 개혁 한동안 날카롭던 jtbc 뉴스룸마저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을 스포츠 경기 중계하듯 숫자놀음에 몰두하고 있는 요즘, 최순실 사태 이후 대안을 모색하는 시민들의 토론이 늘고 있다. 바꿈, 민변 등 8개 단체가 주관한 정책배틀이 오늘, 홍대입구 어느 한 카페에서 열렸다. (나는 주관단체 중 하나인 ‘비례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으로, 모둠토론 진행자로 참여했다.) 오늘의 주제는 정치개혁! 사람들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중 무엇을 더 지지할까? 과반수가 선거제도 개혁에 손을 들었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개헌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큰 이유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음으로 권력에 대한 국민의 통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지금 국민들은 직접 법을 만들 수도, 권력자를 끌어내.. 2017. 2. 5. 직접 민주주의로의 초대 [스위스 연수팀 스터디] 직접 민주주의로의 초대 (9장-12장 발췌) 2015. 2. 17 / 제갈임주 9장 부가가치를 낳는 투표행위 직접민주주의가 더 실용적‧경제적 이익을 준다. ▶ 2002년 ‘스위스기업인연합’ 발표 “직접 민주주의는 나라의 모든 부문, 모든 수준에서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공공재정 백서를 발표. - 많은 기업인과 금융전문가들이 주장했던 ‘직접민주주의가 스위스 경제를 파멸로 이끌 것이다’란 내용과는 반대 논리를 주장한 것. (제도시행 이후 150년 시점) 1) 1990년대부터 경제계 지도자급들은 끊임없이 제도에 대한 부정적 입장, 현실감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영향을 준 원인: 1992년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과 고용자유화법의 부결 2) 1990년대 말, 제도.. 2015. 2. 22.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창신여인숙 2층 끝방의 여인과 오작교의 남자에게 이 책을 바친다.’ 서문을 넘기지 못하고 마지막 대목에서 그만 눈물이 터졌다. 배고파가 언젠가 ‘세상의 모든 말은 거짓말’이라 했을 때 그 말이 백 프로는 아닐지라도 거의 맞는 말이라 생각했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지켜볼 때면 습관처럼 말의 이면에 숨겨진 화자의 또 다른 말을 읽는다. 가식과 위선, 질투와 이기심이 도덕과 예절, 분노와 정의로 탈바꿈될 때가 얼마나 많은가. 남들을 보는 일은 그나마 덜 괴롭다. 그것이 나 자신일 때면 얼마나 부끄럽고 괴로운지. 그래서 함부로 말하지 못하고 함부로 쓰지 못한다. 내가 나도 모르는 거짓말을 하게 될 것 같아서 말이다. ‘삶의 어느 국면에서, 꾹꾹 눌러왔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글.. 2013. 4. 8. 녹지대 지난 주 토요일에 녹지대 사람들을 만났다. 몇 년만의 만남인지.. 약속시간에 늦을 것 같아 병희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나.." 하고서는 그만 멈칫 했다. 나를 누구라 말해야 할 지 순간 말문이 막혔던 것이다. 하마터면 시냇물이라고 할 뻔 했다. 시냇물.. 민서엄마.. 동네에서 늘 듣는 호칭들에 익숙해져 정작 내 이름이 낯설다. 전화를 끊고 나니 나란 사람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누구 엄마, 어디 선생님, 어느 모임의 누구. 이런 거 말고 그냥 임주로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봄날 하늘하늘한 치마 나풀거리며 철없이 나들이 가는 소녀마냥 기분이 즐거워졌다. "등원의보 편집국 녹지대" 80년대 중반, 의과대학 내 부정입학 문제를 폭로하면서 선배들이 만들었던 단대 신문.. 2011. 4. 4. 지금 이 순간 홍광호의 '지금 이 순간' -지킬 앤 하이드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 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말로는 뭐라 할 수 없는 이 순간 참아온 나날 힘겹던 날 다 사라져간 날 연기처럼 멀리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던진 나 지금 내게 확신만 있을 뿐 남은 건 이제 승리 뿐 그 많았던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혀 맞설뿐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게 찾던 절실한 소원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나만의 길 당신이 나를 버리고 저주하여도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한 꿈 간절한 기도 절실한 기도 신이여 허락하소서 2010. 7. 29. 차라리 내 마음을 비우지 선거가 끝나고 일을 놓은 지 2주가 지났다. 일없이 지내는 처음 며칠은 불안하고 예민하더니, 곧 익숙해져 한가로운 일상을 맘껏 즐기고 있다. 아이들과 뒹굴며 영화 보고, 간식 먹고, 도서관에서 딸아이와 함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저녁까지 만화책을 본다. 언제나 수다스러운 아들 녀석의 시시콜콜한 학교 일들을 들으며, 새로 익힌 저만의 춤과 무술의 기량을 보며 깔깔거리기도 한다. 그러다 잠시 꿀맛같은 '낮잠'에 빠져든다. 엄마가 책 읽어주는 시간을 목빠지게 기다리는 아들에게는 밤마다 책을 읽어주며 재운다.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참으로 호사스런 생활이다. 그동안 얼마나 껍데기같은 엄마였는지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아이들과 같이 지내면서 늘 좋기만 한 건 아니다. 그동안 바깥일만 신경쓰느라 아이들의 문.. 2010. 7. 7. 이전 1 ···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