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연수를 1박2일 다녀왔습니다. 각자 의원들의 해외연수 결과물을 공유하고, 전주와 완주군의 정책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 회식자리에선 우연히 전주시장을 만나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전임 시장의 대형쇼핑몰 유치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며 전주를 전주다운 곳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김승수 전주시장을 얼마 전 인터넷 기사로 접했을 때 그의 뚝심에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직접 보니 정책에 대한 식견이 넓고 철학이 분명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에 매년 6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지만 구도심이 번성하면서 원주민이 밀려나는 이른 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깊은 고민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국제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하며 나아가려는 과천시도 깊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 생각합니다.
완주군에서는 군청 공무원과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으로부터 로컬푸드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련 시설을 돌아보았습니다. 대부분 로컬푸드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고, 주변에서 모두 실패할 거라는 말만 할 때 신념을 가지고 수년간 사람들을 설득하고 생산자를 조직해 결국 지역 자립기반의 기초를 만들어낸 군 행정과 완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감동적이기까지했습니다.
‘정책은 의지다’라는 명제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의지가 지역을 살리기도 하고, 많은 경우 망치기도 합니다. 둘의 차이는 뭘까 고민이 이어지더군요. 전주, 완주뿐만 아니라 과천도 단체장의 강한 의지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발과 성장을 중시하는 과천시는 앞의 두 도시와 시정철학이 다르고,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도 많이 다릅니다. 무엇보다 시민의 뜻을 담고 의견을 조율해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없다는 것이 가장 답답합니다.
올해 내내 과천시는 ‘기,승,전,승마장’이었습니다. 어느 행사장에서나 승마장사업 하게 밀어달라는 시장님의 호소를 들어야 했습니다. 저는 단순호소 말고 더 구체적인 이야기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타당성은 실제로 있는지, 같은 비용을 들인다면 더 좋은 사업은 없을지 등등 말입니다.
얼마전 <과천풀뿌리> 열린광장에서 안영 의원이 성남시의 청년배당 정책을 소개하며 좋은 비유를 했습니다. 성남시가 기본소득 개념으로 청년들에게 분기당 25만원씩 지급하는데 여기 드는 1년 예산이 113억 원이랍니다. 그런데 이 돈은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백 억 이상의 돈이 다시 고스란히 동네 상권으로 흘러가 지역 내에서 돌게 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상권활성화를 위한 같은 목적이라도 더 많은 시민의 삶을 실제로 윤택하게 하는 정책은 얼마든 다양하게 디자인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인구로 단순 비교하면 과천에선 연 8억이 들 텐데 2-3년간 쏟아부을 승마체험장 건립비 120억을 예컨대 청년배당에 쓴다면 매년 8억 원이 지역 상권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10월26일부터 시작될 추경 예산심의에 승마체험장 예산과 말산업 육성 및 지원조례가 올라올 예정입니다. 야당 의원 4명이 반대의사를 밝혔기에 예산은 통과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이번 추경에도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길 시민들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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