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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益人間/의정일기

제게 메일이 왔습니다.

by 제갈임주 2014. 4. 11.

며칠 전 제게 메일이 왔습니다.

낯선 분으로부터 온 메일 안에는 아래 두 줄의 질문이 쓰여 있었지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오늘에야 씁니다. 제 자신에게, 그리고 누군가를 선택해야 할 이웃들에게도 중요한 질문인 것 같아 블로그에 공유합니다.  

 

 

선생님께서 왜 힘든 정치판에 나오시는지요?

만약 당선된다면 어떠한 일을 하실 건지요? “

 

안녕하세요. 000 선생님.

얼굴은 뵙지 못했지만 메일로 먼저 인사를 드립니다.

제게 중요한 질문을 던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편으로는 반가움이, 또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이 생기네요. 조금 늦었지만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늘 하루의 시간을 비웠습니다. 선거운동은 잠시 미루고 첫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왜 제가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정치는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물론 현실이 그렇지 못할 때가 많지만 정책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돌보는 정치를 어느 정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따뜻한 정치를 펼치고 싶은 생각이 제 마음 깊은 곳에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런 큰 꿈을 갖고 선거에 나왔다기보다는 제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선택한 일입니다. 저는 그동안 지역에서 공부방 교사로 아이들을 돌보고, 마을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교육문제나 시민들의 생활, 시정에 대한 관심을 넓혀왔습니다. 또한 예산감시활동과 외부 기관의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지방자치 정책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을 키워왔지요.

일하면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웃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되는데, 실제로 그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때가 참 많습니다. 과천시 예산은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곳보다는 일회성전시성 사업이나 관행적으로 지출되는 경비에 많이 소요되고, 보편적 다수에게 돌아가는 예산보다는 소수 특정한 부류나 단체들에게 많은 지원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는 하지만, 실제 결정하는 권한은 없어 참여하는 시민의 의견들이 무시되는 과정을 많이 보아왔지요.

 

제가 의원이 되어 하고 싶은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절대 다수를 이루는 생활인들의 목소리가 시정과 의정에 반영되는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과천시 살림을 짤 때에도(예산편성), 공공시설의 활용방안을 정할 때에도, 매해 학교나 아파트 등에 지원되는 거액의 용도를 정할 때에도 일반 시민이 의견을 내고 결정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들이 있고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주민참여예산제도라는 것입니다. 2011지방재정법이 개정되면서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이 제도를 현재 과천시는 매우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서도 그 운영수준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요. 동네별로, 또 시 차원에서는 주제별분야별로 회의체를 갖추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이 제도를 작은 도시 과천에서 제대로 실행해보고 싶습니다. 제도만 뚝딱 만들어서 될 리야 절대 없겠지만 제 활동의 경험과 정책적 역량을 다해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더구나 과천은 주민들의 풀뿌리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그동안 지역에서 봉사하고 활동하던 분들과 힘을 합한다면 잘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저마다 다른 의견을 토론과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도 만들고 싶습니다. 시가 중요한 사업을 추진할 때나 의회가 조례를 만들 때 무엇이 문제인지 시민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이를 충분히 알리고 토론회나 공청회와 같은 열린 공간에서 결정하는 민주주의의 과정을 정책으로 보장하고 또 문화로 자리 잡게 하고 싶습니다. 개인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민원을 넣거나 시장실로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지금의 방식을 넘어 열린 공론장을 활성화시키는 게 저의 또 다른 목표입니다.

그 밖에 다른 계획도 있고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며 구체적인 계획들을 다듬어 나가겠지만,

무엇보다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제 출마는 개인의 결정만은 아니었습니다.

선거철이 되면 제각기 자신이 정치하겠다고 나오는데 좋은 후보감을 사람들이 직접 결정하는 절차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과천에서 그동안 함께 지역 활동을 해 온 동료이웃들 130여 명과 함께 후보를 추천하고 투표하는 과정을 거쳐 가 지역구에서는 안영이란 사람이, 나 지역구에서는 제가 결정된 것입니다.

저는 의원도 작은 권력이라 생각합니다. 한 번 하고 두 번 하면 자꾸 하게 되는 자리.. 그래서 반복해서 의원을 맡다 보면 시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자신의 다음 선거를 위한 정치를 하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직업정치인보다는 생활인들이 시민의 상식으로 의정활동을 펼치고 그 기회를 다른 이들과도 나눈다면 장기적으로 지역 정치가 더욱 건강해지리라 봅니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정치 역량을 높이는 일도 저와 제 동료들의 계획 속에는 포함되어 있습니다. 의원의 활동을 공유하는 일, 독점하는 정보와 자원을 나누는 일, 일상적 자치활동과 시민정치학교 등 학습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 그 계획 속에 포함되어 있지요.

 

물어보신 질문에 답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함께 이야기 나누고 선생님의 조언도 구하고 싶은데 일방적으로 제 생각만 늘어놓는 꼴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가볍게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411

제갈임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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