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학교에 대한 '상상' |
학교숲 강좌를 다녀와서 |
지난 11월 과천에서는 같은 주제의 강좌가 두 곳에서 열렸다. 과천아카데미(11월19일)와 학교평화만들기(11월27일)가 주최한 「시민과 함께 가꾸는 학교숲」이 바로 그것이다. ‘학교숲’이란 말이 조금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학생들이 푸른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학교에 나무를 심고 풀밭을 가꿔 조성한 숲이다. 학교숲은 최근 점차 늘어가고 있다. 학교의 모습을 생각해보자. 네모반듯한 운동장과 중앙현관 앞에 조성된 작은 정원, 그 안에 동그랗게 깎은 향나무와 기념식수로 심은 소나무가 떠오른다. 나무는 그저 학교건물을 꾸미고 치장하는 장식적 조경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듯하다. 아이들이 하루의 절반이상을 보내는 학교의 환경을 사람과 좀더 친근하게 소통할 있도록 바꾸어 볼 수는 없을까. 넓은 운동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일제시대 이후로 변하지 않은 운동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금만 바꾸면 학교는 전혀 다른 곳이 된다. 교사(校舍)앞의 콘크리트포장을 걷어내고 흙과 풀이 있는 아담한 뜰을 만들자. 그곳에 사계절 다른 꽃과 열매를 볼 수 있는 살구나무, 단풍나무, 배롱나무들을 심어보자. 교실에서 내다보는 학교뜰이 계절에 따라 다른 빛을 보여줄 것이다. 운동장 한쪽에 작은 숲을 만들고 선생님과 아이들이 쉴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꾸며보자. 높이가 다른 통나무 몇 개만 갖다놓아도 아이들에겐 훌륭한 쉼터와 놀이공간이 될 것이다. 잔디로 덮인 야트막한 언덕 아래 풋살구장을 마련하고, 한 반 정도가 수업할 수 있는 야외교실도 만들어 보자. 생각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문원초등학교는 운동장을 인조잔디구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인조잔디구장의 장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는 환경은 물론 공간활용 면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운동장은 학교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학교에는 천 명 이상의 아이들이 있다. 그 중 그늘 하나 없는 땡볕과 마모된 인조잔디의 분진을 견디며 축구를 할 수 있는 아이들은 기껏해야 고학년 남자아이들 정도이다. 인조잔디구장보다는 사시사철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체육관을 마련하고, 운동장에는 좀더 많은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고 배우는 수풀을 가꾸자. 운동회처럼 규모가 큰 행사나 경기는 근처 체육공원이나 축구전용구장을 이용하는 것이 공간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지난 8월 과천시는 ‘기후변화 대응 시범도시’협약을 체결하였고 온실가스 감축 시범학교에 대한 계획도 언급하였다. 이 협약이 그저 선언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 시와 학교, 마을에 있는 어른들이 아이들 곁에 자연을 불러오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해본다. 제갈임주 시민기자 |
2007/12/01 [12:36] ⓒ 과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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