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의회 지방자치20주년 모범사례 연구]
‘개방․공유․참여를 위한 지방의회 2.0 협약’ 실천과 시의회 북카페
서형원 (이건 내 글 아님)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과천시의회는 2010년 10월 19일 ‘개방․공유․참여를 위한 지방의회 2.0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거번먼트 2.0 운동의 지방의회 판으로 우리 지방자치 역사에서는 첫 번째 시도다.
거번먼트 2.0 운동은 웹 2.0의 개방, 참여, 공유 정신을 정부 행정과 결합시키는 것을 의미하는데, 방대한 공공정보를 민간이 공유ㆍ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쌍방향 의사소통의 기반을 형성함으로써 행정의 공익성, 효율성,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이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를 포함하여 호주,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정착되고 있다.
이 협약을 통해 과천시의회는 시민의 알 권리에 충실한 방향으로 정보공개와 관련한 제도를 개선하고 의회의 예산과 운영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이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수립하여 이행하기로 했다. 또한 시민의 정보 접근과 쌍방향 소통을 위한 온라인, 모바일 환경을 마련하고 시민들이 행정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료실을 설치하며, 개방, 공유, 참여의 의회 문화를 조성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보공개센터가 전문기관으로서 자문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이 협약의 목표 시한은 원래 2011년 5월이었으나 실제로는 2012년 상반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우선 제도 개선을 중심으로 협약 이행과정을 살펴보자. 2010년 12월에는 “과천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이 제정되어 잦은 논란에 시달리던 의원 해외연수를 외부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으로 구성된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를 통해 사전 심의하도록 하고 보고서 제출도 의무화하여 시행하기 시작했다.
2011년 8월에는 「과천시의회 자료실 설치ㆍ운영 및 정책자료 수집ㆍ활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의회 내에 자료실을 두고, 과천시가 발간하는 도서ㆍ비도서ㆍ시청각자료ㆍ전자자료 등 정책자료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도록 했다. 과천시가 매년 발간하는 주요업무보고서, 각종 용역 및 연구보고서, 세미나․공청회․토론회 등의 자료를 모두 이곳을 통해 공개하게 되어 있다. 2012년 중 자료실이 완공되면 주민들은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해 여러 부서와 의원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필요한 행정정보를 필요한 형태로 얻을 수 있게 된다.
같은 회기에 「“과천시 행정정보의 공개에 관한 조례」도 개정되었다. 정보 공개의 적용대상을 기존의 집행부에서 투자기관과 출연기관까지 확대하고, 행정정보의 공표 의무를 신설하여 가능한 모든 행정자료와 통계를 정보공개 청구 없이도 사전 공표하도록 했다.
가장 최근인 2012년 2월에는 「과천시 업무추진비 집행기준 및 공개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시장, 부시장, 의장, 부의장의 업무추진비를 분기별로 자진 공표하도록 의무화했다. 사용 내역에는 집행목적, 집행일시, 사용자, 예산대비 집행금액, 영수증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 조례의 제정 과정에서 집행부와 갈등이 심했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의 차이가 컸기에, 공개 목록과 절차가 간소화되는 등 애초의 취지가 완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조례 제정에 따라 업무추진비 공개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갈등은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협약이 발표되었을 때 언론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정보 공개를 위한 스마트폰 환경 제공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공개였다. 중앙정부 차원의 지침 마련이 늦어지면서 과천시의회의 스마트폰 서비스는 2012년 3월 개통하게 되었다. 의회 트위터와 페이스북 서비스는 일찍 운영을 시작했지만, 스마트폰 서비스의 도입과 함께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들은 스마트폰 서비스를 통해 기존의 의회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SNS와 블로그를 통해 의원들 각자나 의회 공식 트위터, 페이스북과 소통할 수 있고, 의장단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과 회의 동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지방의회 2.0 협약의 제도 개선 목표들은 모두 전국에서 가장 앞선 조례와 규칙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추진과정에서는 많은 부분 완화되었다. 이에 대한 평가는 협약 이행에 대한 공식 평가의 몫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다.
제도적 변화와 온라인 소통의 확대만큼이나 중요한 변화는 의회의 운영과 의원의 활동 속에 개방과 참여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원들이 조례 제정이나 정책 수립에 앞서 주민과 전문가, 공무원,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는 워크숍, 간담회, 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도시계획이나 건축 등 지역의 갈등 사안에 대해 직접 주민 소통의 장을 열어 갈등 조정을 시도하는 모습은 큰 변화다. 이런 모임들은 의회가 열기도 하지만 의원 각자나 뜻을 함께 하는 의원들이 공동으로 열기도 하며, 의회에 구성된 특별위원회와 연구모임이 주관하기도 한다. 의회는 이런 활동을 재정적,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의회 공간의 변화는 개방과 참여의 분위기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 과천시의회는 새로 만들어진 북카페를 포함하여 주민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2012년 중에는 의회 건물 1층 전체가 회의실과 전시공간, 자료실로 주민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2011년 문을 연 북카페는 정보 공개와 개방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다. 북카페는 앞서 언급한 정책자료 공개의 공간이면서 다양한 주민의 활동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공간이다. 이곳의 영상시설을 이용하여 주민들은 영화감상모임, 축구 전술교육, 각종 작은 강연회를 열기도 하며, 의원들과 주민들의 격의 없는 모임도 이곳에서 열린다. 현재는 일반 도서와 의회 행정자료만 구비되어 있지만, 곧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과천시의 모든 정책 자료를 이곳을 통해 공개하게 될 것이다.
참고
-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http://www.opengiro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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