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기로 한지가 언젠데
길은 멀고 걸음은 더디다
뒤돌아 보는 길 마음에 남아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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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수도자가 되고자 했다.
그러다 수도원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결정한 계기가 있었다.(중략)
신이 자신의 구원사업을 위해 가난하고 비천한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강생의 신비'..
'이 신비는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 삶 속에서 경험을 통해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강생의 신비는 내 삶의 화두가 됐다. 수도원에 들어가기보다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내 나름의 수도자 삶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천주교도시빈민회>라는 단체에 가입해 도시빈민운동을 시작했다.(중략)
풀뿌리운동에 대한 나의 이야기는 이 화두와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진정한 세상의 변화는 힘과 권력, 돈을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생각과 움직임을 만드는 과정이 결국 세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유일한 길이다. 예수가 가난한 사람으로 태어나고, 공생활의 대부분을 지지리도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사는 갈릴리 지역에서 보냈듯이 말이다.
내게 이 화두는 운동가 자신의 내적 공력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가시적 성과와 보상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힘이 있어야 보다 질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에 스스로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이호 「풀뿌리 운동, 새로운 복원」 서문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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