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益人間/쓴 글
과천 자전거는 '분실중'
by 제갈임주
2008. 11. 24.
과천 자전거는 ‘분실중’ |
|
내년에 시민자전거 200대 새로 풀려 |
|
제갈임주 시민기자 |
|
| “2년새 자전거를 네 대나 잃어버렸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과천시청 사이트에 올라온 한 시민의 글이다. 자전거를 타는 과천시민이라면 이처럼 한두 번쯤 자전거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놀잇감이자 간편한 교통수단인 자전거, 분실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사용할 수는 없을까?
사람들은 자전거 분실의 원인을 대체로 두 가지로 보았다. 청소년들이 가져가는 경우와 전문털이범이 트럭으로 실어가는 경우이다.
자전거를 잃어버렸을 때 시민회관이나 상가 주변을 뒤지면 되찾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잃어버린 자전거가 동네 상가에 버젓이 있더라고요.” 정모군(21)은 10년간 과천에 살면서 자전거를 다섯 대 잃어버렸다.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집어탄 적도 있느냐는 질문에 “한 번 있어요. 학생 때는 한두 번씩 해보는 행동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이유를 묻자 “당장 필요하고 눈에 보이면 타게 돼요. 자기 자전거를 잃어버리면 분김에 옆에 있는 자전거를 아무거나 타고 오기도 해요.” “친구들하고 같이 있으면 영웅심리라는 게 생기죠. 함께 있을 땐 아무것도 두렵지 않잖아요.”
평범한 아이들도 아는 기술
자물쇠로 잠겨 있는 자전거는 도대체 어떻게 풀까? “번호자물쇠는 잘 풀려요. 맨 끝자리만 돌려보면 열리는 경우도 많아요.” 이모군(19)의 말이다. 약한 자물쇠는 손으로 잡아당기거나 접합부위를 돌로 때리면 끊어지기도 한단다. “우리끼리 하는 말로 ‘팡팡’이라는 손기술이 있어요. 아니면 짱돌로 쳐서 끊기도 하구요. 대낮엔 주로 자물쇠 없는 걸 타거나 팡팡을 하고, 짱돌은 주로 새벽에 하죠.”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가져가는 행동에 죄책감은 없었느냐고 묻자 미안한 마음이 조금 들지만 대체로 별 생각 없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전거 분실로 지구대에 접수되는 사례는 월 2건 이내, 분실 건수에 비해 신고율은 낮은 편이다. 접수되는 건 중 자전거를 찾는 경우는 절반 가량이다. 가져간 사람은 주로 초중고등학생이며 지금까지 성인인 경우는 없었다. “학생들은 호기심으로 자전거를 훔친다. 좋아 보이는 자전거가 있으면 타고 갔다가 외진 곳에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문털이범이 잡힌 적이 있었는지 묻자 과천지구대 윤국철 경사는 “이제까지 접수된 사례 중엔 없었다. 80-90%는 청소년들의 소행이다. 요즘 아이들은 절단기도 사용한다”고 말했다.
실패한 자전거 정책들
자전거의 도난, 분실 방지를 위해 시는 2003년 자전거 등록제를 실시했다. 자전거에 등록번호가 부여된 바코드를 부착해 도난을 방지하는 방식인데, 등록 대수는 300대에 불과했다. 자전거 등록제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참여율이 워낙 적었던 데다 바코드를 훼손하기 쉽고 분실시 위치추적도 불가능하여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등록회원들을 위해 개설했던 ‘과천시 자전거관리서비스’ 사이트는 내년 2월에 폐쇄할 예정이다.
올해 8월에는 ‘과천시민 자전거’ 40대가 관내에 공급되었다. 무단 방치되어 있는 자전거를 수거, 관내 자전거 수리업체에 위탁하여 수리한 ‘시민 자전거’는 잠금장치를 두지 않고 과천시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라는 취지로 제공된 것인데 개인 자물쇠를 채우거나 자기 집 안에 보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시청 교통과 최윤선씨는 “자물쇠를 잠궈놓지 않은 시민 자전거를 3개월 동안 단 한 번 보았다”며 “이 사업은 과천시민의 양심이 살아 있어야 유지된다. 그래서 별칭도 양심자전거라 지었다. 지금은 시행 초기단계라 제대로 운영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착되지 않겠나”고 전망하면서 “내년에는 시민 자전거를 200대로 늘려 공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개인용 자전거의 도난 예방을 위해 카드나 번호를 이용한 잠금장치가 있는 ‘무인잠금 보관대’도 설치할 계획이다.
공공자전거, 또 한 번의 시도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8일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국가 주요 전략과제로 선정하고 이에 관한 정부 종합대책을 확정해 1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창원, 성남, 수원, 서울시 송파구 등 여러 지자체에서는 공공자전거 제도를 도입했거나 시행을 검토중이다. 공공자전거 제도(Public Bike System)는 곳곳에 자전거 대여소를 세우고 공공 예산으로 자전거를 공급해 시민들이 손쉽게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사람들은 전철역, 공공기관, 주택가 등에 설치된 무인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목적지로 이동한 후 근처 대여소에 자전거를 반환하게 된다. 과천시는 기존의 시민 자전거 제도를 계속 유지하는 외에도 새로이 공공자전거 도입을 위해 연구용역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내년 2월 최종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공자전거 시행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 한다.
제갈임주 시민기자 imju91@naver.com |
2008/11/19 [00:50] ⓒ 과천마을신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