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과는 상관없이
과거를 소환하는 제목에 끌려..
책을 좋아했다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또 다른 두 개의 이야기
네 편의 동화를 엮은 작은 책 한 권이
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내 생애 최초의 책이었다
나는 그 책을 읽고 또 읽고
심심하면 ㅇ, ㅎ, ㅁ, ㅂ을 찾아 글자 속을 까맣게 칠했다.
매 하루가 단조롭고 지루했던 예닐곱 살 아이에게
책은 즐거움 자체였고 동화 속 문장은 그대로 재현되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집에는 어른 책이 많았다.
셰익스피어 전집, 일본 대하소설, 한자가 가득 섞인 역사와 철학책, 태아의 발달과정부터 여성의 누드까지 어린 눈에 기이하게만 보였던 사진집 등. 마땅한 놀 거리가 없던 내성적인 내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어른들의 책이 쏠쏠한 놀잇감이었다.
그러나 어린이 책은 거의 없어 나는 계몽사, 삼성출판사 같은 세계명작동화 전집을 가진 친구가 제일로 부러웠다. 그런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면 일찌감치 방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책 한 권씩 읽어나갔다. 친구들이 그만 놀고 집에 가자고 할까 조마조마 하면서 말이다.
잠시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 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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